한글문학/韩文文学

별 헤는 밤/윤동주

2016-07-30  本文已影响0人  MillionKing
별 헤는 밤/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헬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어머니

어머님,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붙혀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경,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발써 아기 어머니가 된 계집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강아지,

토끼,노새,노루,

프랑시스 잼,라이너 마리아 릴케,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그리고 어머니 당신은 말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위에도

자랑처럼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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